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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

보험사 경영 패러다임 장기 기업가치 중심으로 / 최원 수석연구원(한국보험신문)

등록일 : 2020-01-01

「보험사 경영 패러다임 장기 기업가치 중심으로」
최 원 수석연구원


  최근 세계 경제는 무역과 산업생산이 감소세를 보이고 경기선행지수도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경제 상황 역시 녹록하지 않다. 민간 수요가 둔화되고 있으며 수출 또한 감소세로 경기둔화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보험산업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금리 역시 1%대의 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미·중 무역 분쟁이 빠르게 해결된다면 경제성장률과 장기 금리가 예상보다 상승할 가능성도 있지만,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이와 같은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은 보험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보험산업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보험산업이 저금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데다 보험산업과 관련한 규제 변화도 예정되어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등 기술의 발전과 모빌리티 산업 변화와 같이 사회 전반적인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보험산업의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녹록하지 않은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최근 보험산업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 보험료 성장세가 둔화되어 보험영업현금흐름이 감소하고 있으며, 금리하락, 손해율 상승, 사업비 지출 확대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가계부채 확대로 해약(해지)도 늘어나고, 지급여력제도 대응을 위한 보험회사들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증가로 이자 비용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보험산업의 최근 동향과 경제 및 금융환경을 반영해 볼 때, 2020년 보험산업 보험료 성장률은 0.0%로, 양적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의 성숙도가 높아짐에 따라 질적 성장 체제로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나, 뚜렷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장 정체는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생명보험의 경우 2020년 수입보험료 성장률이 -2.2%로, 4년 연속 역성장이 전망된다. 먼저 보장성보험은 시장의 성숙, 요율경쟁 심화, 해약(해지) 증가 등으로 2.4%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생명보험회사들은 IFRS 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기 위하여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건강증진형 보험 등 다양한 중·저가 건강보험과 같은 보장보험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종신보험 시장의 성숙도가 높고, 기대여명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도 빠르게 변하고 있어 신규 수요 창출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경기둔화 및 가계부채 부담 확대로 인해 해약(해지)도 증가하고 있어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일반저축성보험은 소극적 판매 전략과 저금리로 인한 보증이율 하락으로 9.9% 감소가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노후보장을 위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IFRS 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생명보험회사들은 일반저축성보험을 적극적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변액저축성보험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5.4% 감소할 전망이다. 2018년 하반기만 하더라도 생명보험회사들은 자본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변액저축성보험의 판매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변액저축성보험의 신규 판매가 감소하였고, 아직 금융시장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내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손해보험의 경우 장기 상해·질병보험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사업비 지출 확대 및 손해율 상승 등으로 2020년 원수보험료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기손해보험은 3.4% 성장할 전망이다. 장기 상해·질병보험이 유병력자 실손의료보험과 간편심사보험의 판매 증가, 표준화 이전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갱신주기 도래, 판매 경쟁 확대 등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지만, 성장률은 전년보다 둔화될 것이다. 개인연금은 노후소득 보장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저금리와 세제혜택 축소 등으로 인해 5.1% 감소할 전망이다. 저금리로 수익률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세제혜택 축소로 상품경쟁력도 약화되어 역성장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 할인특약 축소 등의 증가요인과 온라인 채널 비중 확대 등의 감소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0.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됨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되었고 보험료 인상에 힘입어 2019년 자동차보험 성장률은 개선되었다. 그러나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이 없다면 2020년 자동차보험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일반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국내 경기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건설경기와 수출의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 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화재보험과 해상보험의 감소세는 2020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보증보험 역시 그 동안 성장을 주도하였던 중금리대출 보증보험과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의 실적이 크게 줄어들고 건설경기 둔화와 기업구조조정 지속의 여파도 계속되어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배상책임보험 시장은 승강기 배상책임보험과 사이버보험 등과 같은 의무보험 확대에 힘입어 증가할 것이다.

  한편, 보험업권 퇴직연금의 경우, 생명보험 퇴직연금 수입보험료가 1.9%, 손해보험 퇴직연금 원수보험료가 3.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요구자본 부담 확대와 타 금융권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보험업권 퇴직연금의 성장세는 2019년에 비하여 둔화될 것이다.

  최근 보험산업 경영환경의 어려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제도변화, 저금리,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 등에 대한 논의는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고, 돌파구를 찾기 위한 보험회사의 노력도 계속됐다. 다만, 최근 보험산업의 성장성 둔화는 구조적 환경 변화로 인한 부분이 크므로 구조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회사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무리한 외형확대 전략을 지양함과 동시에 내실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적 기업가치 중심의 경영이 요구된다. 현재의 가정을 기초로 보험계약의 미래현금흐름을 모두 반영하여 부채와 수익성을 평가하고 실질적인 리스크 측정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장기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평가기준과 장기적 관점의 경영을 유도하는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면, 보험회사의 내실을 강화하고 장기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현재 경영환경의 위험 요인을 줄이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의 틀 위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보험산업이 직면한 위험 가운데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제도 변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이다. 보험회사들은 향후 회계제도 변화에 대응하여 보장성보험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경쟁 심화로 손해율이 악화되고 민원 발생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장기적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하여 상품 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도 도입에 대응하여 부채 구조의 전환과 금리리스크 전가 및 헤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계약 이전, 계약 환매 방식으로 부채의 구조를 전환하고 재보험, 금리파생상품을 이용하여 금리리스크를 전가하거나 헤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상승하여 실손의료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보유계약의 장기적 특성과 실손보험금 적정성에 대한 평가 체계 부재로 인하여 상품구조 개선만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보험료 차등제, 비급여 중심의 보장구조 개선, 계약 전환의 정책적 지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한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틀 위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 니즈 변화를 고려한 신상품 개발과 보험영업 생태계 변화에 대한 효율적 대응이 필요하다. 보험회사들은 경제 환경, 인구 고령화 등에 의한 소비자 니즈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안전자산 선호 확대에 대응한 외화보험 공급과 장수위험 관리에 대한 니즈를 반영한 톤틴연금
 공급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보험영업 생태계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판매채널 포트폴리오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GA 채널이 급성장하면서 설계사의 이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고아계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모집단계에서의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GA와 보험회사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특히, 판매책임과 권한을 부여한 GA 사업모형 도입 검토가 필요하고, 전속설계사 조직의 효율화를 위해 수당 및 수수료 체계를 손익중심으로 운영하고, 설계사 조직을 세분화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보호가 중요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고객 관리 강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로 불완전판매비율은 개선되고 있으나 소비자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의 비중을 줄이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판매자 중심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인바운드 및 컨설팅형 채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비자 중심의 유지관리 서비스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고아계약 관리를 위한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보험계약 유지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 불만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협회나 보험회사 내에 중립적인 민원해결기구를 두고, 자율적으로 민원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손해사정의 독립성 제고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손해사정사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는 독립 손해사정업체의 영세성 및 전문성 미흡으로 소비자의 손해사정 선임권에 대한 보장이 열악한 상황이다. 손해사정 위탁업체 선정기준 및 보수 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등으로 보험회사의 자기손해사정에 대한 독립성 및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험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는 모빌리티 산업 변화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모빌리티 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사고책임 및 보험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며, 제도 개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험관련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2020년에는 퍼스널 모빌리티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퍼스널 모빌리티에 적합한 보험상품 개발 및 공급 방안 검토도 필요하다. 카쉐어링, 라이드쉐어링 등 다양한 형태의 차량 공유가 확산되고 있어 차량 공유의 특성을 반영한 약관 개정 또는 특약 개발을 통해 보장 공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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